"20인 외 보상 감수할리가" 비운의 1위 투수, KIA와 협상 최우선인가
"20인 외 보상 감수할리가" 비운의 1위 투수, KIA와 협상 최우선인가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0인 외 보상선수를 감수하고 데려갈 정도의 선수는 아닌 것 같다."
불펜 FA 조상우를 향한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조상우는 A등급이라 보상 규모가 크다. 타구단이 영입하려면 올해 조상우 연봉 4억원의 200%인 8억원과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올해 연봉 4억원의 300%인 12억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이 정도 출혈을 감수하고 영입해야 할 가치가 있느냐'는 물음에 KBO 구단 관계자들은 냉정히 고개를 젓고 있다.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와는 협상 과정에 있다. 아주 순탄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협상 속도가 그렇다. KIA는 조상우 측에 몇 차레 조건을 전달했는데, 선수 측과 합의점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KIA는 조상우 영입에 꽤 공을 들였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필승조 장현식이 LG 트윈스와 4년 52억원 전액 보장 조건에 합의하고 이적하자 조상우 영입으로 눈을 돌렸다. 조상우는 지난해 트레이드 시장 최고 매물이었고, KIA는 키움 히어로즈에 2026년 신인드래프트 1, 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내주면서 조상우를 품었다.
미래를 포기한 영입이었기에 조상우 영입을 성공이라 말하려면 KIA는 올해 반드시 2년 연속 우승을 이뤄야 했다. 하지만 개막부터 MVP 타자 김도영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나성범 김선빈 곽도규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무너진 것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8위에 머물렀다. 조상우 트레이드는 '윈나우' 측면에서는 실패였다.
조상우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조상우가 없었다면 평균자책점 9위로 무너진 KIA 불펜이 이만큼 버티기도 어려웠다.


조상우는 72경기, 28홀드, 60이닝,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팀 내 불펜투수 가운데 홀드 1위, 경기 수 2위, 이닝 3위를 기록했다. 2020년 히어로즈에서 33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차지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구위는 떨어졌다는 평가 속에서도 자기 몫을 해냈다.
KIA는 당장 조상우가 빠지면 60이닝을 책임질 새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 KIA는 좌완 FA 김범수 영입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옵트아웃을 신청하고 두산 베어스에서 방출돼 자유의 몸이 된 홍건희는 물음표다. 홍건희는 2년 15억원 옵션을 포기하고 시장에 나왔기에 그 이상의 조건을 원할 텐데, 올해 팔꿈치 부상으로 20경기, 16이닝, 평균자책점 6.19에 그쳐 큰돈을 쓰기에는 부담이 있다.
곽도규가 내년이면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지만, 개막부터 함께하긴 어렵고 중용하기도 부담이 된다. 정해영, 전상현, 성영탁 외에 필승조를 조금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한 KIA의 올겨울이다.
KIA는 일단 조상우와 협상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KIA는 내부 FA였던 박찬호(두산, 4년 80억원)와 최형우(삼성, 2년 26억원), 한승택(KT, 4년 10억원)이 이적하면서 보상금만 25억원 가까이 챙겼다. 오버페이는 없다지만, 돈을 쓰고자 하면 쓸 수는 있는 상황이다.
KIA는 올겨울 좌완 에이스 양현종과 2+1년 45억원, 왼손 불펜 이준영과 3년 12억원에 계약하는 등 투수 이탈을 막는 데는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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