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틀렸습니다'…'왕따 주행 피해' 사과도 못 받고→女 빙속 중장거리 '최고 스타' 김보름 명예롭게 은퇴
'국민이 틀렸습니다'…'왕따 주행 피해' 사과도 못 받고→女 빙속 중장거리 '최고 스타' 김보름 명예롭게 은퇴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보름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김보름은 10년 가까이 한국 여자 빙속 중장거리를 대표하는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7년 전 평창 올림픽에서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중심에 섰고 이후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으나 자신의 결백이 밝혀지면서 명예를 지키고 빙판을 떠나게 됐다.
김보름은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2024년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며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3년생인 김보름은 2007년 선수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쇼트트랙으로 시작했다.
2010년부터 롱트랙(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 뒤 곧장 두각을 나타냈다.
4년 뒤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여자 3000m에서 13위, 여자 1500m에서 21위를 차지했고 여자 팀추월에도 출전했다.

다만 대회 기간 중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끔찍한 부상을 입으면서 시련을 맞기도 했다.
부상을 이겨낸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에서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을 여러 차례 겪으면서 끝내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인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목에 건 김보름은 1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도 처음 정식 종목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일궈냈다.
하지만 매스스타트에 앞서 벌어진 여자 팀추월에서 자신이 동료 선수 노선영과 페이스를 맞추지 않고 고의로 멀리 따돌렸다는 '왕따 주행' 논란으로 온국민의 지탄을 받는 일을 겪었다.
이후 노선영이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따로 훈련하는 등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김보름이 노선영을 따돌렸다는 '왕따 주행'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김보름은 노선영이 허위 주장을 했다며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2023년 5월 '노선영이 3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항소심 선고 후 기간 내에 양 측이 모두 상고하지 않아 해당 판결이 확정됐다.
방송에서도 중계진에게 꾸지람을 들은 김보름이 일부 승소하면서 명예를 지킨 것이었다.

김보름은 이렇듯 엉뚱한 오해로 멘털이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도 매스스타트에 나서 은메달을 따냈다.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 뒤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간 끝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같은 종목에서 5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은메달, 종목별 세계선수권 금메달 외 국제대회 입상 경력도 화려해서 종목별 세계선수권 은메달 2개와 동메달 하나, 동계아시안게임 금1 은3 동1 등을 따냈다.
김보름은 은퇴를 알리면서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부터 스케이트는 제 삶의 전부였다"며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 그 길 위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이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다.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글을 맺었다.

김보름은 한 때 트라우마 때문에 팀추월 경기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방송에도 출연해 '왕따 주행 논란'으로 많은 사람들과 미디어에 받은 피해가 극심하다는 점을 알리며 이를 극복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할 정도였다.
김보름은 그런 의지처럼 굴하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빙속 여자 중장거리 선수 중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김보름은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담담하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김보름 은퇴사>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를 결정했습니다.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부터
스케이트는 제 삶의 전부였습니다.
어설프게 균형을 잡던 아이는 꿈을 품었고,
그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그 길 위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이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여정이 늘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들 또한 지나왔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버거웠던 날들도 있었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제는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 합니다.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나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진=김보름 SNS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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