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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벽에 좁은 복도에 오타니 표정 보려고 100명이 모였는데, "분하다. 복수든 새로운 도전이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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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6.03.16 추천 0 조회수 124 댓글 0

그 새벽에 좁은 복도에 오타니 표정 보려고 100명이 모였는데, "분하다. 복수든 새로운 도전이든 하겠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가 쓸쓸히 마이애미를 떠났다.

 

일본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에서 5대8로 무릎을 꿇고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오타니는 리드오프로 출전해 1회 홈런을 터뜨렸지만, 이후에는 별다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일본은 불펜투수들이 무너지면서 경기 후반 역전을 허용했다. 오타니로서는 생애 두 번째 WBC를 '실패'로 정의했다. 그리고 분하다고 했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16일 기사에서 '그때가 새벽 1시23분이었다. 경기 후 100명이 넘는 기자가 론디포파크 복도 믹스트존에 몰려 일본 선수들을 기다렸고, 오타니 쇼헤이가 문을 열고 나와 취재진 앞에 섰다. 오타니에게는 생소한 느낌이었고, 어쩔 수 없는 감정이었지만 당장 말할 준비가 돼 있지는 않았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오타니는 회색 수트를 입고 목에는 헤드폰을 건 채 힘없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오타니로서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지난해 월드시리즈 2연패 및 2년 연속 MVP(통산 4번째)를 차지한 직후라 최근 2~3 동안 처음으로 실패의 고통을 맛봤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마침내 자신이 최고가 아닌 순간에 맞딱뜨린 것이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글로벌 야구 스타인 오타니는 베네수엘라의 라커룸에서 흘러나오는 시끄러운 축제의 소리를 들으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고 했다.

 

오타니는 "정말 실망스럽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던 경기다.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우리가 압도당한 것은 아니었다. 분명 이길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다"며 "우리는 잘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지만, 결국에는 상대가 우리를 이겼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462(13타수 6안타), 3홈런, 7타점, 6득점, 5볼넷, 2삼진, OPS 1.842를 마크했다. 2023년 대회 MVP에 오를 땐 7경기에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10볼넷, 6삼진, OPS 1.355를 기록했다. 오타니가 이번에 못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날 마지막 타자로 나가 평범한 플라이로 아웃돼 고개를 뒤로 젖힌 장면은 3년 전 그가 투수로 미국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하는 장면과 대비된다.

 

 

오타니는 "물론 멋진 경험이었다. 하지만 우승하지 못하면 실패라는 감정은 어쩔 수 없다. 그게 패배가 가져다 주는 것"이라며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감독님과 코치님들, 지원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 우승만이 목표였다. 이런 결과가 나와 너무 실망스럽고 분하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오타니는 3년 전 WBC와는 달리 투수로는 나서지 않았다. LA 다저스 구단과 WBC 보험사의 압력 때문이었다. 이날 베네수엘라전에서 일본은 불펜진이 경기를 망쳤다. 5-2의 리드가 5대8의 패배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이바타 히로가즈 일본 감독은 "경기 중간에 오타니를 등판시키는 옵션은 없었다. 그가 투수로 나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 지는 내가 알 수 없다. 하지만 물론 난 그가 투수로 던지길 바랐다. 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고 했다.

 

다저스는 오타니가 두 차례 큰 수술을 받고 2년 가까운 재활을 마친 뒤 지난해 6월 복귀했기 때문에 WBC에서 던지는 걸 무척이나 반대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지명타자로만 뛰었으면 한다. 본인이 선택할 일"이라고 했지만, 10년간 7억달러를 투자한 선수가 부상 위험에 노출되는 걸 두고만 볼 리 없었다. 여기에 보험사가 강력하게 반대했다. 시범경기와 WBC 경기는 집중도와 부담감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오타니는 2028년 LA 올림픽을 겨냥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또 한 번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복수든 새로운 도전이든 상관없다. 다음 대회에 내가 어떤 형태로 뛸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전력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나이팅게일 기자는 '경기 후 호텔로 돌아간 일본은 당초 결승에 대비해 숙박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오늘은 아직 짐을 싸지 않았다'며 '오타니는 애리조나로 돌아가면 투수로는 최소한 한 경기에 등판한 뒤 개막전에 나설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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