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김연아' 되지 못했다!…'日 피겨퀸' 천추의 한 품고 현역 은퇴→"실수 없었다면 金 땄을텐데" 지도자 전향 [2026 밀라노]
끝내 '김연아' 되지 못했다!…'日 피겨퀸' 천추의 한 품고 현역 은퇴→"실수 없었다면 金 땄을텐데" 지도자 전향 [2026 밀라노]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일본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대표해온 사카모토 가오리가 끝내 올림픽 금메달을 품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지도자의 길로 방향을 튼다.
세 차례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수확했고, 세계선수권 3연패라는 굵직한 업적을 남겼지만, 마지막 퍼즐이었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은 끝내 손에 닿지 않았다.
이제 그는 '코치 사카모토'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는 25일(한국시간) 단독 인터뷰를 통해 사카모토의 올림픽 종료 심경과 향후 계획을 전했다.
사카모토는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개인전에서는 금메달과의 격차가 불과 1.89점에 그쳐 아쉬움을 더했다.
그는 "점수 차가 정말 근소했고, 클린 연기를 하지 못했다"고 돌아보며 "만약 실수 없이 연기했다면 금메달을 노릴 수 있었기에 무엇보다도 아쉬웠다"고 밝혔다.
사카모토는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는 침착했다고 설명했다. "프리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말 차분했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느꼈다"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고,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하지 못했다. 그 뒤로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카모토는 프리스케이팅 후반부에서 플립-토루프 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플립 착지 과정에서 흔들리면서 이어질 토루프 점프를 뛰지 못했다.
이 한 번의 실수가 최종 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기 막판 3회전 루프에 3회전 토루프를 붙이는 방법도 선택지로 남아 있었으나, 사카모토는 해본 적이 없다는 이유로 루프만 뛰고 내려왔다.
사카모토는 이어 "단체전 은메달은 모두가 함께 노력해 얻은 결과라 매우 기쁘다. 하지만 개인전에서는 꼭 해내고 싶었다. 아직도 마음 한켠에 씁쓸함이 남아 있다"고 털어놓았다.

선수로서의 커리어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그는 다가오는 3월 있을 세계선수권 출전 여부에 대해 "솔직히 아직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지도자 수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치 사카모토는 봄에 데뷔한다. 처음에는 연수생에 불과할 것이다. 코치 나카노와 같은 단상에 서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어 "내가 금메달을 따지 못했으니, 언젠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키워내는 것이 내 몫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이 마음에 깊이 남았다"고 전했다.

사카모토는 일본 최초의 올림픽 3회 연속 출전 여자 싱글 선수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6위로 올림픽을 처음 경험했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세 번째 올림픽인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는 개인전 은메달로 한 단계 더 올라섰다. 동메달에서 은메달로의 진전이었지만, 금메달 문턱에서 멈춘 결과는 쉽게 삼켜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카모토는 명실상부 일본 피겨의 레전드다.
사카모토는 2024년 세계선수권에서 3연패를 달성하며 1968년 이후 처음으로 3연속 우승을 이룬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일본의 전설 아사다 마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4대륙 선수권 우승, 전일본선수권 5차례 제패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일본 '피겨 퀸'은, 언젠가 제자의 목에 걸릴 그 금빛 메달을 향해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다.
선수 사카모토는 막을 내렸지만, 지도자 사카모토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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