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으로 70억 갚아"… 연예인의 돈 얘기, 왜 불편해졌나
"방송으로 70억 갚아"… 연예인의 돈 얘기, 왜 불편해졌나
스타와 거액의 수익, 대중의 반감을 사는 이유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스타의 일상… 박탈감으로 반응
연예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돈'은 도마 위에 오르기 쉬운 단어다. 수십억대 고급 빌라 매매, 수억 원을 호가하는 슈퍼카, 호화로운 일상까지. 그들의 화려한 라이프는 SNS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노출되며 일거수일투족 주목을 받는다. 연예인의 수익 규모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들의 발언과 태도는 반복적으로 입방아에 오르며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방송인 이상민은 '2025 S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연신 감사의 뜻을 전하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았던 큰 빚을 방송을 하면서, 열심히 살면서 갚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과거 사업 실패로 약 69억7,000만 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았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빚을 상환해 나가는 과정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며 일부 시청자들은 그의 노력을 응원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불편하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방송에 드러나지 않은 시간과 공간에서 분명한 노력이 있었을 테지만, 방송을 통해 이상민을 만나는 대중의 입장에서는 그 과정을 온전히 체감하기 어렵다. 때문에 결코 가볍게 소비돼선 안 되는 가난을 방송용 콘셉트로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상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솔직함이 무기인 시대에서 수익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연예인들도 적잖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어김없이 엇갈린다.
날 선 반응의 배경에는 사회적 정서가 있다. 치솟는 물가와 고금리, 주거 불안 등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중의 정서 역시 메말라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가 성공담이나 수익을 언급할 경우, 그 발언은 박탈감과 좌절감을 자극하기 쉽다. 누군가의 성공 서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결코 닿을 수 없는 현실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국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는 공감보다 불편함으로 받아들여진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말하느냐다. 개인의 성취를 앞세우기보다 노동의 시간과 책임, 실패의 과정을 함께 설명할 때 비로소 공감의 여지가 생긴다. 실제로 돈과 수익을 이야기하더라도 과정의 가치가 드러나는 연예인들의 경우 이는 자랑이나 과시가 아닌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로 인식되고 있다.
연예인은 대중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말은 사회적인 메시지로 확장되기도 한다. 특히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시대를 지나 공감과 소통이 강조되는 사회를 맞이했다. 연예인의 돈 이야기가 유독 불편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벌어들이는 수익 자체 때문은 아니다. 문제는 그 말이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때로는 책망처럼 다가오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한다는 데 있다. 대중의 공감에서 멀어진 이야기에는 비교와 박탈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필요한 건 겸손이나 숨김이 아닌, 말의 무게를 아는 태도다.
김연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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