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차별하는 거야?" 다저스 우승 주역의 분노, 커쇼·오타니는 되는데…WBC 보험 논란, 파행 가능성까지
"왜 차별하는 거야?" 다저스 우승 주역의 분노, 커쇼·오타니는 되는데…WBC 보험 논란, 파행 가능성까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미국이나 일본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 멤버인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36)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베네수엘라 대표팀 합류가 불발된 것에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곧 있으면 37세가 되는 로하스는 나이 때문에 보험 가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부터 새로운 보험 조항으로 만 37세가 되는 선수는 WBC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로하스는 오는 25일 만으로 37세가 된다. WBC에 나가려면 구단 동의를 얻어 보험 가입 없이 출전해야 한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ESPN’에 따르면 로하스는 “정말 힘들다. 내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몰랐지만 대기 명단에라도 있고 싶었다. 만약 1라운드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면 대체 선수로 나갈 수 있고, 훈련도 함께할 수 있다. 그저 나라를 위해 대기 상태로 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의 유일한 질문은 이것이다. 왜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몇 명의 도미니카공화국 선수 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만 이런 이런 대우를 받는가? 미국이나 일본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누구를 공격하고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라틴 아메리카에서 국가대표로 뛰고 싶어 하는 선수들에게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나 책임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다”며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로하스 말대로 중남미 선수들이 유독 보험 가입이 이뤄지지 않아 WBC에 불참하는 케이스가 많다. 베네수엘라는 로하스뿐만 아니라 MVP 출신 2루수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도 WBC 참가가 불발됐다. 2023년 WBC에서 사구로 엄지손가락이 부러져 5월에야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알투베는 지난해 시즌 후 오른발 수술도 받았다.

가장 피해가 심한 나라는 푸에르토리코다. 지난해 시즌 후 가벼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올스타 5회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를 비롯해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빅터 카라티니(미네소타 트윈스), 에밀리오 파간(신시내티 레즈), 호세 베리오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알렉시스 디아즈(텍사스 레인저스) 등 핵심 선수들의 보험 가입이 무더기로 승인되지 않았다. 대체 선수 풀도 좁은 푸에르토리코는 대회 불참까지 검토하고 있다. 개막을 한 달여 앞둔 WBC가 자칫 파행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MLB 공식 파트너사인 보험사 내셔널 파이낸셜 파트너스(NFP)는 부상당한 선수의 연봉을 전액 보장하는데 투수는 2년간, 야수는 4년간 보장한다. 그러나 2023년 WBC에서 에드윈 디아즈, 알투베가 큰 부상을 당한 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보험이 까다로워졌다. 보험료가 상당히 비싸졌고, 승인 대상 선수들을 선정하는 기준도 훨씬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만 37세 이상 선수는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나이 규정도 새로 생겼다.
아울러 5가지 기준 중 하나만 해당해도 ‘만성’ 부상자로 분류돼 보험 가입이 더욱 어렵다. 전 시즌 부상자 명단에 총 60일 이상 등재된 경우, 전 시즌 마지막 3경기 중 2경기에서 부상으로 출장 불가 상태였던 경우, 전 시즌 수술을 받았을 경우, 커리어 통틀어 두 번 이상 수술을 받았을 경우, 8월 마지막 날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던 경우를 기준으로 삼는다.

계약 규모도 부상 위험 분류와 무관하게 보험 가입에 영향을 미친다. 로하스의 경우 올해 연봉 550만 달러로 소규모에 속한다. 지난해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도 않았는데 나이로 인해 보험 가입을 거부당했으니 속상할 만하다. 로하스는 “37세라는 나이 때문에 내 조국을 가슴에 새기고, WBC 우승을 도울 기회를 얻지 못하는 건 정말 힘들다. 이건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3년 전 보험 문제로 미국 대표팀 합류가 좌절된 투수 클레이튼 커쇼는 이번 WBC에 출전한다. 내달 38세가 되는 커쇼도 나이 기준으로 보험 가입이 되지 않지만 굳이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고, 현재 어느 팀에도 속하지 않은 무소속 신분이라 보험 계약의 대상이 아니다. 만약 커쇼가 은퇴하지 않았다면 로하스처럼 나이 문제로 보험 가입이 되지 않아 또 WBC에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일본 대표팀으로 참가하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부분적으로 보험 적용을 받을 전망이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지난해 6월 투수로 복귀한 오타니는 보험 심사 과정에서 WBC 투구 허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지난 1일 팬 페스트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오타니가 WBC에서 투수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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