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자진 방출' 이유 있었네…"다 잃은 느낌이었다" 베테랑 포수는 왜 결단을 내렸을까
'충격 자진 방출' 이유 있었네…"다 잃은 느낌이었다" 베테랑 포수는 왜 결단을 내렸을까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플레잉코치로 새 출발하는 베테랑 포수 이재원(한화 이글스)이 3년 전에 있었던 일을 돌아봤다. 또 친정팀 SSG 랜더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화 구단 공식 유튜브 '이글스TV'는 18일 선수 한 명을 심층적으로 소개하는 '야진남(야구에 진심인 남자)'을 통해 이재원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1988년생인 이재원은 인천숭의초-상인천중-인천고를 거쳐 2006년 1차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오랫동안 프로 무대에서 활약했으며, 총 3차례(2008, 2018,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1군 통산 성적은 1596경기 4172타수 1144안타 타율 0.274, 110홈런, 640타점, 출루율 0.346, 장타율 0.402다.
2018시즌이 끝난 뒤 SK와 4년 총액 69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이재원은 계약 첫해 139경기 451타수 121안타 타율 0.268, 12홈런, 75타점, 출루율 0.327, 장타율 0.390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2020년 부상과 부진을 겪으면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이재원은 2021년 271타수 76안타 타율 0.280, 3홈런, 30타점, 출루율 0.358, 장타율 0.362로 반등했지만, 2022년과 2023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23년에는 27경기 44타수 4안타 타율 0.091, 2타점, 출루율 0.128, 장타율 0.114에 그쳤다.


2022~2023년을 떠올린 이재원은 "막판에 2~3년 정도 힘들었던 것 같다. 야구를 못해서 힘든 게 아니라 뭔가 내 자신이 즐겁게 야구해야 하는데, 뭔가 항상 우울해 있고 항상 야구장에서 표정이 너무 안 좋았다"며 "막판에 (김)광현이가 내게 '형이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야. 그건 팬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이지만, 형은 후배들이 보고 있는데 후배들에게까지 우울하고 힘든 모습을 보여주면 형이 야구를 잘 못했다고 해서 그렇게 하면 애들이 힘들다'고 하더라.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프라이드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후배들이 옆에서 보고 배울 텐데,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후배들도 나중에 그게 안타까웠던 것이다. 지금도 그 2년을 후회한다"며 "그래서 여기(한화)에 와서는 정말 예전의 모습, 파이팅 있는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근데 그 모습이 사실 내 모습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재원은 결단을 내렸다. 2023시즌을 마친 뒤 SSG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당시 팬들 사이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재원은 "구단에선 이제 거의 은퇴 권유를 한 상태였다. 내가 만약에 너무 부진하지 않았다면 나도 깔끔하게 은퇴했을 것이다. 이렇게 선수 생활을 그만두면 가족들한테도 마찬가지고 나를 키워준 부모님한테도 마찬가지고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서 정중하게 말씀드렸다"고 얘기했다.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는 게 이재원의 이야기다. 그는 "처음 얘기하는 건데, 다 잃은 느낌이긴 했다. 내가 정말 한 팀에 모든 걸 바쳤는데, 그냥 짐만 싸서 나온다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그런데 어쨌든 그건 내 결정이다. 구단에선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셨고 코치도 제안해 주셨다. 그걸 뿌리치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것도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아쉬웠지만, 새로운 팀에서 야구를 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모습을 찾고 팀에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아쉽지만, 나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재원은 SSG를 떠난 뒤 2023년 12월 한화와 손을 잡았다. 계약 내용은 연봉 5000만원이었다. 당시 손혁 한화 단장은 "최재훈과 박상언 외 경험 있는 포수가 부족했다. 부상에 대한 대비와 선수층 강화 등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은 "새로운 사람들을 접한다는 두려움 반 설렘 반이 있었던 것 같다. 당연하다는 듯 익숙한 사람들을 거의 20년 가까이 봤다가 정말 처음 보고 인사하고 뭔가 그러니까 새로 다시 시작하는 느낌, 20살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던 것 같다"며 "(그때 연락한 선수는) 최재훈이었다. '(최)재훈아, 형이 가는 이유는 너를 도와주고 싶어서 가는 것'이라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이재원은 이적 후 클럽하우스와 덕아웃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모범적인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에는 플레잉코치 역할을 맡는다. 한화는 이재원의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 이재원에게 플레잉코치 역할을 제안했다.
이재원은 "내가 원하는 건 팀 성적이었는데, 팀 성적이 너무 좋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건 다 이룬 것 같고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라고 했을 때 후배들에게 도움을 좀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애들한테 좀 더 기회가 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고 뒤에서 좀 더 서포트할 수 있는 게 내가 팀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흔쾌히 결정했다. 지금도 후회는 없다. 야구는 정말 후회 없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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